'위대한 개츠비'를 보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미모에 빠져
그가 나온 영화를 모조리 정복해버리겠다는 긴 여정의 시작은
'캐치 미 이프 유 캔'이었다.
영화를 보다 보니
옛날에 TV 영화 채널에서 본 적이 있는 영화였지만,
워낙 스토리가 흥미진진해서 다시 봐도 재미있었다.
처음 봤을 땐 능수능란한 거짓말과 임기응변, 여심을 홀리는 미모로
위기 상황을 빠져나가는 능력에만 집중했다면
이번엔 주인공 프랭크라는 한 개인에게 몰입할 수 있었다.
영화 초반부 프랭크와 프랭크의 엄마, 아빠가 춤을 추며
단란한 시간을 보내는 장면에서 나도 미소를 지었다.
프랭크는 아마 이 순간에 영원히 머물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러다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가세가 기울고
결국 부모님의 이혼에 이르게 되어
담당 변호사는 프랭크에게 엄마와 아빠 중 앞으로 같이 살 사람을 고르라고 한다.
혼란과 공포에 빠진 프랭크는 그 길로 집을 뛰쳐나와
프랭크 에버그네일이 아닌 다른 여러 명의 사람으로 살아가게 된다.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으로 살아가는 인생은
파일럿, 의사, 변호사 등 멋져 보였지만
누구에게도 솔직할 수 없었던 프랭크는
크리스마스마다 자신을 쫓는 형사 칼에게 전화를 걸어
유일하게 자기 자신이 된다.
잡힐 위기마다 기지를 발휘하지만
결국에 프랭크는 칼에게 잡히게 되고
미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아버지의 부고를 듣고는 엉엉 운다.
그리고 비행기에서 마저 탈출을 감행해 성공한다.
한달음에 달려간 곳은 엄마의 집.
또 다른 단란한 가정을 이룬 엄마를 보고는
순순히 경찰차에 오르고 빨리 빠져나가길 요청한다.
부모님과 관련된 일련의 장면들을 보며
프랭크는 단지 엄마, 아빠와 행복했던 시간들이 좋았고, 그래서 지키고 싶었고
그래서 이혼과 부모님 둘 중에 선택해야하는 상황이 왔을 때 도망쳐버린 것이 아닐까.
프랭크를 희대의 사기꾼으로 만든 건 어느 누구도, 어느 누구의 잘못도 아닌
프랭크에게 너무나 슬프고 고통스러웠던 그 선택의 순간이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상천외한 사기꾼 행각에 눈을 뗄 수 없어 재미있으면서도
에버그네일 프랭크라는 한 인간의 일생과 그 마음에 공감하게 되는 영화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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