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밖 이야기/Booketlist 18

16. 무뎌진 감정이 말을 걸어올 때_김소영

김소영 아나운서가 두번째 책을 출간했다. 그녀의 SNS를 팔로우하고 있는 나로서는 쉽게 그 소식을 알 수 있었고, 선착순으로 받을 수 있는 친필 사인본을 받기 위해 빠르게 주문했다. 책을 받아본 지는 꽤 되었다. 받자마자 프롤로그를 읽었는데, 성큼성큼 읽혀지지 않았다. 그렇게 근 한 달 가까이 이 책은 침대 협탁 서랍 속에 있었다. 그러다가 어제 자려고 누웠는데 피곤하지 않은 것이 아닌, 월요일인데도 쉬이 잠이 들지 않았다. 그래서 이 책을 꺼내 거실로 나갔다. 이 책은 그녀가 책발전소 북클럽을 운영하면서 매달 북클럽 도서로 선정된 책과 함께 보냈던 북레터를 다듬고 엮어 만든 책이다. 읽어 본 책은 이미 아는 내용이라 흥미가 덜했고, 모르는 책은 생소해서 잘 읽혀지지 않았었다. 하지만 어제 밤엔 왜인지 ..

15.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_룰루 밀러

유투버 김겨울님의 추천, https://youtu.be/CUdMARO-fQE (겨울님 말씀대로, 아직 책을 다 읽지 못하셨다면 이 글을 읽어내려가지 마십시오!) 그리고 과학 분야 베스트셀러 1위에 올라와 있어 읽게 된 책. 부제 ‘사실, 사랑 그리고 숨어 있는 삶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띠지에 적힌 ‘책의 모양을 한 작은 경이’라는 찬사에 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작가는 과학 전문 기자이고, 이 책은 그녀의 논픽션 데뷔작이라고 한다. non-fiction, 소설이 아님에도 초반에는 자꾸 소설인 것 마냥 착각이 들었다. '데이비드 조던'이라는 사람이 사뭇 허구의 인물 같다는 생각에서 였나보다. 마침 나도 삶의 방향성이나 삶의 의미, 삶의 질서에 대해 고심하고 있는 시기라 "타인의 삶에서 안내를..

14. 불편한 편의점_김호연

동료 선생님의 비추천으로 읽게 된 책. 그래서인지 재미없고 뻔한 이야기일 것이란 선입견으로 책을 읽어나갔다. 아침 자습시간을 활용하여 틈틈이 읽었는데, 글이 정말 쉽게 읽히는 만큼 이야기의 전개도 쉽게 예상할 수 있었다. 베스트셀러 상위에 계속해서 올라 있는 것을 보고, 이왕 읽은 거 끝까지 다 읽자는 생각으로 단숨에 남은 100여 페이지를 읽었다. 이 책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라는 책을 떠올리게 했다. 각 챕터별로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지만 결국 앞서 나온 인물들과 다 연결되어 있는 구성이 비슷했다. 그리고 뭔가 “훈훈”한 이야기라는 점도. 이 때문에 뻔한 이야기들만 이어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개인적 공감을 많이 불러 일으켰고, 종종 마음이 따듯해졌으며 책을 다 읽고 덮을 때는 왜 ..

13.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_하재영

우연히 펼친 책의 차례에서 대구시 중구 북성로와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을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에 읽기 시작한 책이다. 북성로와 범어동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내려가며 어떤 글이든, 물체든, 사람이든 그것을 이해하는 것에 있어 맥락적 이해가 얼마나 중요한지 느꼈다. 정말 '자연스레' 함축된 의미를 모두 느낄 수 있었다. 작가는 '집'을 단순한 물리적 공간을 넘어서는 의미로 여기고 자신을 이루는 여러 '집'들을 소개한다. '지나온 집들에 관한 기록' '그곳에 살지 않았다면 지금 나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어떤 집은 공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책을 읽으며, 집을 매개로 나와 우리 가족, 엄마와 아빠, 결혼과 배우자, 그리고 다시 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내가 살아온 집들을 ..

12. 달까지 가자

“일의 기쁨과 슬픔”의 장류진 작가가 쓴 첫 장편 소설. 바쁜 게 조금 지나면 꼭 읽어야지 했던 책들 중 하나였다. 같은 제과 회사에 다니는 다해와 은상언니, 지송 3명의 이야기. 사실.. 가상화폐가 이 소설의 중심 소재일 거라곤 1도 예상하지 못했다. ‘달까지 가자’의 의미를 소설의 중반부까지 알 수 없었는데, 웬걸... 이제보니 ‘존버’를 달리 표현한 말이었다. ㅋㅋ 한영인 평론가의 해설처럼 장류진 작가는 ‘세태’를 잘 포착하고 그려내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의 배경은 2017-2018년이지만, 2020년 이후 코로나로 인한 저금리로 일명 동학개미운동이 일어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투자를 시작하고, 또 투자를 통해 많은 돈을 벌고 벌었다. 누군가는 얼마를 벌 동안, 투자를 하지 않았던 사람들은..

11. 돈지랄의 기쁨과 슬픔

돈을 쓴다는 건 마음을 쓴다는 거다. 그건 남에게나 나에게나 마찬가지다. 내 몸뚱이의 쾌적함과 내 마음의 충족감. 이 두 가지는 세상에서 제일 중요하고 소중하지만, 내가 나와 충분히 대화를 나누지 않으면 영영 모를 수도 있다. 언제올지 모를 나중으로, 내 행복을 미뤘다. 지금 확 낙아채도 지금 꽉 쥐어도 지금 꿀덕 삼켜도 되는데 말이에요. p.61 사람이 갖고 싶은 거 다 가지면서 어떻게 살어... 결핍도 느끼고 그래야 으른이 되는 거지(눈물을 닦는다)...

Booketlist #2

읽겠다고 빌려놓은 책은 안 읽고 읽고 싶은 책만 늘어나는 이 형국이 웃기지만, 김소영 아나운서가 책 한 권을 다 못 읽는 데 죄책감을 가지지 말라고 했으므로 (드라마를 보다 말았다고 해서 죄책감 따위 느끼지 않듯이) 나는 이 책 저 책 기웃거리며 그 순간 순간 읽고 싶은 책들을 읽으련다. 최근 직장과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로 책 읽는 즐거움이 커졌다. 그에 따라 읽고 싶은 책이 늘어나 작년에 썼던 북킷리스트를 채 완료하지 못했지만 이 시점에서 읽고 싶은 #2를 기록해본다. 불안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은 바꾸는 방법들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품집(관내분실) 공정하다는 착각 평범한 결혼생활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 열역학 소년을 읽다 겁내지 않고 그림 그리는 법 내향형 인간의 농담

10. 걱정 마, 시간이 해결해줄 거야/아이작 유 지음

이 책은 2019년 2학년 1반 아이들과 부산에 갔을 때 서점 한 켠에 마련된 신간 코너에서 짚이는 대로 골랐던 책들 중 하나였다. (그 때 한창.. 힘들 때라 ‘걱정 마’라는 위로를 건네 받으며 ‘시간이 해결해줄 거’라는 믿음으로 골랐던 책이었다. ㅋㅋㅋㅋ) 1초부터... 1분... 1시간... 1년... 10년... 평생이라는 시간까지 다양한 시간의 길이와 주기들에 대한 이야기를 써내려간 책이다. 각 시간에 걸맞는 작가의 인생 이야기는 자연스레 따라왔다. 1초, 2초, 3초, 4초, 5초 등 아주 짧은 찰나의 순간에서부터 10년, 20년, 30년, 50년, 75년 등 긴 호흡의 시간까지 ‘시간’에 대해, 그리고 시간 속에 존재하는 ‘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 특히 ‘2시간’이라..

09. 프리즘/손원평 지음

학교 사서쌤께서 추천해주신 책. 이 책을 먼저 읽으시고는, 일의 기쁨과 슬픔을 재미있게 읽었다는 내가 떠올랐다는 말씀을 하시며 추천해주셨다. 단숨에 2장까지 읽어내려갔고, 그 이후로도 술술 읽혔다. 이 책을 읽어나갈수록 어떤 부분에서 사서쌤이 나를 떠올린걸까? 궁금해졌다. 소설은 추천인의 말대로 잔잔했지만, 내게는 지독한 연애소설이었다. 여러 명이 등장하지만 예진, 도원, 호계, 재인이 주요한 주인공이다. 예진의 도원을 향한 마음, 호계의 예진을 향한 마음이 지난 날의 나를 떠올리게 했고, 도원의 예진을 향한 마음, 호계의 정아를 향한 마음이 그를 떠올리게 했다. 그리고 재인의 가족을 향한 마음 곳곳에서도 내가 보였다. 그렇게 공감되는 조각들이 나올때면 찰칵찍어 ‘프리즘’ 앨범에 따로 저장해두었는데, 작..

08. 이기적 유전자/리처드 도킨스

11/3 화 1장 이기적 행위 생존가능성을 높이는 행위 이타적 행위 생존가능성을 낮추는 행위 이기적 유전자가 의미하는 것은 유전적으로 이기적일 수 밖에 없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즉 유전자가 이기성을 반드시 결정했다고 보는 것이 아니라, 다만 통계적으로만 결정할 수 있을 뿐이다. 처음 이 책을 읽은 소감 어렵다. 오랜만에 어려운 문장, 사고를 요하는 문장을 읽어서인지 어렵다. 비문학 지문을 읽어보지 않은지가 어언 10년인데, 왜 책을 꾸준히 읽어야하고 생각하는 것을 멈추지 말아야 하는지 알 것 같다. 많이 멍청해진 것 같은 느낌이다. 보주가 뭘까? 주석과 다른 점은 뭘까? a supplementary note 주석의 부족한 점을 보충함. 또는 본래 주석을 보완하는 행위. cf) 원주: 본래부터 책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