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추천으로 보러 간 영화.
두근두근 기대감으로 시작했는데, 처음엔 이게 뭔가 했다.
분절된 장면과 대사들이 이어졌고, 여주인공의 남편과 남주인공의 아내는 뒷모습만 등장한다.
시원~~한 풀샷은 하나도 없고 공간의 조각들만 보여준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집들이 좁기도 했다.
반복되는 배경음악이 있었는데, 그 배경음악이 흐를 때마다 둘 사이에 기류가 흘렀다.
어떻게 러브신 하나 없이 이렇게 애절할 수 있는지.
그리고 여주인공인 장만옥은 너무 너무 예뻤고 그녀의 다양하고 화려한 의상과 몸매도 눈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그녀가 맡은 첸 부인은 너무 불쌍한 캐릭터였다.
사랑하는 사람과 그 사람의 마음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기우는 것을 보는 일, 그리고 그 사실을 자신이 직접 확인해야 할 순간을 연습해 보는 일 모두 너무나 가혹했다.
음악과 장면 조각들,
그리고 거울에 비친 상들,
화면의 독특한 구도들에서
왕가위 감독의 연출이 돋보였다.
너무나 감각적인 영화였다..!
“화양연화”
꽃같이 아름다운 시절
달같이 생가있는 시절
뿌연 유리창과 같아서
볼 수는 있지만 만질 수는 없다.
이미 지나왔기에 더 아름다워 보인다.
그 시절은 지나갔고 이제 거기 남은 건 아무것도 없다.
그 시절은 ‘그때’만 유효하다.
내가 기억하는 ‘그 시절’의 ‘그 사람’과 내가 그에게 느꼈던 ‘그 감정’, 그리고 ‘그때의 나’ 또한 지금 여기엔 없다.
한 가지 의문은,
왜 그는 캄보디아에 간걸까?
영화 내내 단 한 번의 언급도 없었던 캄보디아엔 왜?
아무 나무에 구멍 뚫고 묻으면 되지, 왜 캄보디아 사원까지 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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