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이야기/화학 수업

06. 화학 결합 - 지식시장 운영하기

gongchemi 2020. 10. 10. 00:34

 

 

 

과학 교사들에게 아주 아주 유명한 사이트가 있다.

바로 '김정식 허명성의 과학사랑'이라는 민서 아빠이자 현직 과학 교사인 김정식 선생님께서 운영하고 계시는 사이트이다.

이 사이트에서는 정말... 유용한 온갖 수업 활동지와 동영상 자료, 그리고 직접 만드신 프로그램까지 다운로드 할 수 있다. 그 자료들을 살펴보자면, 또 수업에 활용해보면 정말 일면식도 없는 김정식 선생님께 감사의 마음이 솟구친다.

 

 

그 중, '지식시장'이라는 활동을 오래전에 저장해두었다가, 수업에 적용하는 데까지는 거의 2년이 걸렸다.

코로나로 인해 대면수업이 귀해진 요즘, 아이들이 학교에 있을 때만 가능한 활동을 신속하게 진행해야 했다.

일주일의 수업 시간 3시간 중, 2시간은 중화적정 수행평가로 할애하고,

나머지 1시간동안 컴팩트하게-우리 아이들의 능력을 믿으며-화학결합의 전기적 성질, 이온 결합, 공유 결합, 금속 결합 내용으로 지식 시장을 운영해보았다!

 

sciencelove.com/2266

지식시장 1시간에 초간단 운영 하기

지식시장을 1시간에 운영하기 위한 방법을 구안해 보았다. 시간여유가 있다면 2시간에 운영하면 더 좋다. 작년에 운영하면서 문제되거나 해결한 방법들을 제시해 본다. 배운내용을 가지고 복습�

sciencelove.com

 

김정식 선생님은 모든 내용에 대해 배운 후 복습용으로 활동하기를 추천하셨지만,

시간이 없는 관계로, 나는 내가 교수하지 않고 바로 아이들에게 주제를 3가지로 나누어주고

조별로 조사하고 구글 프레젠테이션 슬라이드를 완성하도록 과제를 부여한 다음,

수업 시간에는 1,2,3조가 한 그룹, 4,5,6조가 한 그룹으로 묶여 지식시장이 운영될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또한 김정식 선생님의 지식시장에서는 한 조에서 구매자로 나섰던 아이들이 다른 조에서 구매한 지식을 가지고 돌아와 원래 자기조에 남아있던 조원들에게 설명을 해주는 방식이었는데,

나는 한 조에 4명 중 2명이 구매자로 나서서 한 바퀴를 돌고 오면, 남아서 판매자 역할을 했던 2명이 다시 구매자로 나서서 한 바퀴를 돌고 오도록 하였다. 즉, 판매자와 구매자 역할을 번갈아 할 수 있도록 했다.

 

주제 3가지는 이온결합과 공유결합에 비해 금속결합의 내용이 적은 관계로 

1. 화학결합의 전기적 성질&금속결합

2. 이온결합

3. 공유결합

으로 나누었고, 각 주제별로 꼭 포함되어야 할 내용을 정해주고 이를 판매지식에 포함되도록 하였다.

판매지식 중에서도 핵심적인 내용을 구매자의 개별 미션활동지에 기재하여

판매자들이 판매지식을 설명하고 난 후, 구매자들이 개별 미션활동지의 질문들을 해결할 수 있게끔 하였다.

 

판매자가 지식을 판매하면, 구매자는 개별 미션활동지의 질문을 해결하고,

구매자가 판매자의 지식에 대해 가치를 매기고, 반대로 판매자들은 문제1~3을 통해 내용에 대한 이해정도를 파악하여 구매자들에게 할인쿠폰을 부여했다.

일련의 활동이 5분안에 이루어지도록 안내하였으나, 아이들이 내용을 한 번도 배우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인지, 아니면 열띤 판매(?) 열기 때문이었는지 시간이 꽤 걸렸다. 처음에는 거의 10분이 걸렸고, 회차가 거듭될수록 아이들도 익숙해져서 5분 내외로 활동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아래는 내가 수업에서 활용하기 위해 김정식 선생님이 제공한 틀에 화학결합 내용을 넣어 만든 활동지이다.

 

지식시장(화학결합).pdf
0.27MB

 

 

 

<수업 후기>

1. 지식시장의 방식을 설명하는 데에 꽤 오랜시간이 걸렸다. 거의 10분 정도. 

하지만 이제 한 번 해봤기 때문에 다음번에 다른 주제로 또 지식시장을 운영한다면 일사천리일 것 같아 너무 좋다.

2. 모둠별로 벌어들인 총 금액을 계산하는 방식을 어려워했다.

총 금액 = 판매한 지식의 총 금액 + 구매자의 할인쿠폰 총 금액의 평균(평균을 낸 이유는 조마다 인원 수가 달라서)

으로 계산하도록 했는데, '할인'이라는 말 때문에 아이들이 빼야하는지 더해야하는지를 헷갈려했다.

다른 명칭으로 개선해서 사용하면 더 좋을 것 같다. 

3. 깊이 있는 내용(ex. 이온결합 형성과정의 에너지 그래프, 분자 결정과 공유 결정의 차이)을 설명할 때는 잘못된 설명을 하는 판매자도 더러 있었다. 중간에 개입하여 고쳐주는 경우도 있었지만 모든 모둠에 그렇게 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김정식 선생님의 처음 의도대로 모든 내용을 배운 다음 복습용으로 지식시장을 운영한다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지만, 오히려 아이들이 모르는 상황에서 지식시장을 운영해보니 더 "생생한" 시장이 될 수 있었다는 장점도 있었다.

4. 준비해온 프레젠테이션 조별과제를 단순히 ppt 형식으로 발표하지 않고, '지식으로서 내다 판다'는 활동 설계 자체에 아이들은 참신함을 느끼고 굉장히 흥미를 가지며 활동에 즐겁게 참여했다. 나보다 더 열정적으로 설명하는 아이들을 보며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5. 총 금액이 가장 높은 조에게는 부피가 좀 커서 멋들어져 보이는 과자를 인당 수여하였는데, 거기서 오는 동기부여가 정말 높았다. ㅋㅋㅋ 아이들 중 한 명은 과자를 보고선, "저는 화학보다 (이런 큰 과자를 상품으로 주시는)선생님이 더 좋아요."라고 함박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역시... 먹을 거 주는 사람은 좋은 사람!

6. 다음 분자의 세계 단원에서도 꼭 지식시장을 운영해보아야지! 그 땐 수업 후 복습용으로 운영해보아야겠다. 

선지식시장 vs 후지식시장의 장단점을 비교해볼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