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선 스펙트럼 관측하기
1. 1인당 1개의 간이 분광기를 각자 제작한다. (수업 시간이 제한적이라 미리 제작해오도록 안내한다.)
2. 4인 1조로 프레젠테이션 파일을 할당한다.
3. 회절필름을 이용한 '분광'의 원리를 설명한다.
4. 간이 분광기로 백열등과 수소 기체 방전관을 관측하고 수업 시간에 학습한 스펙트럼의 모습을 확인한다. (확인 실험)
5. 다전자 원자(헬륨, 질소, 네온, 아르곤)의 스펙트럼을 조별로 예측하고 프레젠테이션 슬라이드를 완성하도록 한다.
이 때, 수소 원자와 다전자 원자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집중하여 예측하도록 한다.
"수소 원자와 같이 ~하므로 ~~이 관측될 것이다."
"수소 원자와 다르게 ~하므로 ~~이 관측될 것이다."
6. 백열등, 수소, 다전자 원자의 기체 방전관을 순서대로 관측하도록 하되, 수업 시간이 한정적이므로 두 조를 하나의 공동체로 묶어 4종류의 다전자 원자를 헬륨, 질소 / 네온, 아르곤으로 나누어 관측하도록 하고, 사진으로 기록한다. (단, 사진을 찍는 것보다 관측에 초점을 두도록 한다. 사진은 추후에 공유하도록 한다.)
7. 조별 토의를 통해 확장 문제 5개를 해결한다.
(1) 선 스펙트럼이 나타나는 원리/이유는?
(2) 보어의 원자 모형으로 다전자 원자의 스펙트럼을 설명할 수 없는 이유는?
(3) 눈으로 관측한 기체 방전관의 색과 스펙트럼의 차이는? 왜 그럴까?
(4) 태양광은 연속 스펙트럼이 관측될까?
(5) 스펙트럼은 지문과 같다 라는 말을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수업 의도]
1. 작년에도 같은 주제로 관측 실험을 했었는데, 작년에는 분광기의 원리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고 단순히 분광기로 수소 기체 방전관의 스펙트럼을 관측하고, 다전자 원자 기체 방전관 몇 가지를 추가적으로 관측하는 데에서 그쳤었다. 올해 수업에서는 분광기의 원리를 다루고(물리학), 다전자 원자의 스펙트럼을 수소 원자 스펙트럼과 비교하며 보어의 원자 모형이 다전자 원자의 스펙트럼을 설명할 수 없었던 이유를 생각해보고 '원자의 스펙트럼은 지문과 같다.'라는 문장에 대해 생각해보도록(화학) 하고 싶었다. 이를 통해 태양광 또는 별에서 오는 빛의 스펙트럼을 분석하여 구성 원소를 밝혀낼 수 있고(지구과학), 더 나아간다면 왜 우리 눈은 전자기파 중 가시광선 영역만 볼 수 있는지(생명과학)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다. 본 수업에서는 물리, 화학, 지구과학 영역에 대해서만 융합하여 다루어 보았다.
2. 이 실험을 통해 백열등과 수소 기체 방전관의 차이, 즉 연속 스펙트럼과 선 스펙트럼의 차이점을 들어 수소 원자에서는 왜 선 스펙트럼이 관측되고 이를 해석하여 원자 내 전자가 불연속적인 에너지 준위를 가지고 있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나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아이들이 보어의 원자 모형으로 다전자 원자의 스펙트럼을 설명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보고 조원들과 함께 알아내도록 하고 싶었다. 왜냐하면 처음에는 나도 깊게 생각해보지 않고 표면적으로만 이해하고 넘어간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잘, 그리고 정확히 그 이유를 알아내었다. 그 과정엔 친구들과의 논의, 토의가 있어서 더 좋았다. 수소 원자와 다르게 다전자 원자에서는 주양자수로만 전자의 에너지 준위가 결정되지 않는다. 주양자수와 부양자수를 모두 고려하여 에너지 준위가 결정되고, 그에 따라 보다 다양한 에너지 준위가 존재하여 전자 전이가 일어나면 다양한 파장이 관측된다. 게다가 전자 수도 더 많으니 더 많은 스펙트럼을 관측할 수 있다. 따라서 보어의 원자 모형에는 없었던 주양자수와 부양자수에 따른 오비탈로 다전자 원자의 스펙트럼을 설명할 수 있다. 오비탈 역시 에너지 준위는 불연속적이므로 여전히 다전자 원자 또한 선 스펙트럼이 관측되는 것은 수소 원자와 동일하다.
[수업 후기]
1. 무엇보다 아이들이 열심히 참여하는 모습이 너무 예쁘고 아름답고 고마웠다.
2. 스펙트럼을 기록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수소와 다전자 원자의 스펙트럼을 비교하려면 그 스펙트럼에 대한 기록과 특징에 대해 파악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사진을 찍는 것 대신 그림을 그리도록 해볼까라는 생각도 해보았지만 그림을 그리기 위해 또 사진을 찍으려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결국 결론은 사진을 찍어 기록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이들이 관측 그 자체보다 사진에 집중해서 조금 아쉬운 점이 있었고, 마지막 1반 수업에서처럼 사진은 반 전체가 활발히 공유하도록 독려해야하겠다.
3. 다전자 원자의 스펙트럼을 예측하는 단계에서 단순히 '다전자 원자의 스펙트럼은 어떨지 예측해보자!'보다는 수소 원자와 다전자 원자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집중하도록, 그리고 문장의 예시를 제시한 것이 학생들의 예측을 도운 것 같다. 순회지도를 하며 아이들의 토의를 지켜보니, "수소 원자와 같이 ~하므로 ~~이 관측될 것이다.", "수소 원자와 다르게 ~하므로 ~~이 관측될 것이다."라는 예시가 아이들로 하여금 다전자 원자의 스펙트럼에 보다 쉽게 접근하고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비계 역할을 톡톡히 했다.
4. 다전자 원자의 스펙트럼을 예측하는 단계와 보어의 원자 모형으로 다전자 원자의 선 스펙트럼을 설명할 수 없는 이유를 생각해보도록 하는 확장 단계가 아이들의 인지 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 핵심 단계라고 생각했다. 나의 예상과 같이 학생들은 이 단계에서 긴 토의를 했고, 다전자 원자의 스펙트럼을 예측했던 단계에서 생각했던 것들을 보어의 원자 모형으로 다전자 원자의 선 스펙트럼을 설명할 수 없는 이유를 생각해보는 확장 단계에서 더욱 구체화하고 심화시킬 수 있었다.
5. 교장, 교감 선생님을 비롯해서 여러 선생님들께서 수업 참관을 해주셨다. 특히 이번 수업 나눔 연구 대회에 함께 참여한 P 선생님께서는 수업 처음부터 끝까지 끊임없이 메모하시며 참관해주시고, 수업이 끝난 후 정성이 가득 담긴 피드백을 주셨다. 사실 수업 소재와 자료만 준비했지, 수업을 구조화하진 않았었는데(그럴 생각도 못했었는데), 선생님께서 나의 수업을 예측-관찰 후 기록-확장 질문 해결 단계 구조화해주셨다. 마치... 김춘수 시인의 꽃이라는 시처럼.... 그녀가 나의 수업이 예측-관찰 후 기록-확장 질문 해결 단계로 잘 구조화되어 있다고 말씀하신 순간 내 수업은 마치 처음부터 그렇게 짜여진 것마냥 이름을 얻고 살아나게 된 것이다. 학생들이 생각하는 순서를 고려해서 프레젠테이션 슬라이드를 구성한 것이 어쩌면 나만의 구조화일 수도 있겠다. 이름을 붙이지 않았을 뿐 나도 나름대로 수업을 구조화하고 있었을지도?! 앞으로의 수업에 있어서 수업의 단계를 나누고 구조화하는 것에 대해 고려해보아야 겠다.
6. 내가 수업 중 가장 좋아하는 모습은 내가 제시한 질문에서 인지적 갈등이 일어나고 이에 대해 생각해보고 진지하고도 활발한 토의를 통해 나름대로의 결론을 내리는 아이들의 모습이다. 이 수업에서는 스펙트럼 관측 후 5가지 질문에 대해 생각해보며 친구들과 함께 결론을 도출하는 마지막 단계에서 가능했다. 수업을 참관해주신 P 선생님의 피드백에도 있었지만, 기체 방전관을 관측하고 기록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려 마지막 단계에 충분한 시간을 제공하지 못했다. 다음에 또 이 수업을 한다면 마지막 단계에 더 많은 시간을 할당하여 아이들로 하여금 충분한 논의와 토의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겠다. 이를 위해선 사진을 안찍어야 하나... 사진이 아니라면 어떤 방법으로 기록하면 좋을까..? 기록을 하지 않아도 충분할까..?
덧,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점이 있다. 2학년 1~3반 세 반 중 2번째 3반 수업을 할 때 회절필름을 반대 방향으로 붙인 걸 발견했는데, 그러면 2반 수업에서는 회절의 방향이 맞지 않아 분명 스펙트럼이 보이지 않았어야 하는데, 나도 그리고 아이들도 관측을 했다. 게다가 예비 실험에서도 회절필름을 반대 방향으로 붙인 채 관측에 성공했었다. 잘못된 것을 발견하고 난 후 회절필름을 바른 방향이 아닌 2반에서처럼 반대 방향으로 붙이고 다시 보았을 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아직도 미스테리하다.... 그리고 잘못 알려줘버린 2반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하다. ㅠㅠ
마지막 덧,
나도 정말 재미있는 수업이었다.
작년과는 다르게 분광기의 원리를 알게되어 더 깊이 있는 수업이 되었고
구글 프레젠테이션의 슬라이드를 활동지 삼아 수업이 구조적이게 되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열심이였다. 역시 수업의 완성은 학생들♥
3개반을 수업하며 점차 완성형이 되어가는 수업이었고, 때문에 2반 아이들에겐 다시 또 미안해진다.
이미 지나갔으니 주말동안 아이들이 제출한 것들을 면밀히 살피고
즉각적인 피드백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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