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펼친 책의 차례에서
대구시 중구 북성로와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을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에 읽기 시작한 책이다.
북성로와 범어동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내려가며
어떤 글이든, 물체든, 사람이든 그것을 이해하는 것에 있어
맥락적 이해가 얼마나 중요한지 느꼈다.
정말 '자연스레' 함축된 의미를 모두 느낄 수 있었다.
작가는 '집'을 단순한 물리적 공간을 넘어서는 의미로 여기고
자신을 이루는 여러 '집'들을 소개한다.
'지나온 집들에 관한 기록'
'그곳에 살지 않았다면 지금 나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어떤 집은 공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책을 읽으며, 집을 매개로
나와 우리 가족, 엄마와 아빠,
결혼과 배우자, 그리고 다시 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내가 살아온 집들을 돌아보며,
현재 살고 있는 집에 감사하며,
앞으로 살 집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나도 "어디 살아?"라는 물음에
집의 이름 대신, OO역 근처라고 대답할 수 밖에 없던 시절이 있었고,
집의 모양과 크기가 바뀌어도 엄마의 방, 엄마의 공간은 줄곧 없었고,
또 현재에도 현관문 한켠, 화장실 앞 한켠에 엄마의 물건들이 놓여져 있음을 떠올리며 가슴 아팠다.
'집을 선택하는 것은 매일 보게 될 풍경을 선택하는 일'이라는 대목에서는
사계절 시시각각이 아름다워 창 밖을 내다볼 때마다 감탄하는 현재의 우리집을 떠올리게 했다.
집에 남다른 욕심과 애착을 가지고 있는 내 옆의 사람을 따라
이 집, 저 집, 앞으로 우리가 살 집을 열심히 살피고 있는데,
집이라는 단순한 물리적 공간을 넘어 경제적, 사회적 가치에 대해,
그리고 그러한 가치에 대해 사람들이 기꺼이 지불하는 돈에 대해 번번이 놀라고 있다.
'집은 공간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므로,
집은 '나를 어디에 놓아둘 것인가'의 문제이므로,
그 집으로부터 나의 삶이 뻗어나갈 것이므로.
결혼이라는 제도를 통해 독립하여 앞으로 살게 될 집이
기대되면서도 또 궁금하다.
한편으로 가족을 떠나게 될 그때가 두렵기도,
그리고 남겨질 우리 가족이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다.
나...
잘 할 수 있을까?
내 선택에 후회없이 잘 살아갈 수 있을까?
마음가짐은 한끗차이라..
마음가짐은 한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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