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이야기/이야깃거리

02. 개념기반 교육과정과 수업(2) - 생각하는 교실

gongchemi 2020. 5. 9. 22:26

 

 

글을 쓰기에 앞서 같은 학교 선생님들과 매주 목요일,

국제 바칼로레아(International Baccalaureate) 교육, 줄여서 IB 교육을 학교에 도입하기 위한 준비의 일환으로

IB Diploma Programme 연구회를 함께하고 있다.

 

4월 말부터 시작된 연구회에서

『생각하는 교실을 위한 개념기반 교육과정 및 수업』이라는 책을 함께 읽고

지난주 목요일에 1장 생각하는 교실, 2장 지식과 과정의 구조 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2020/05/06 - [교실이야기/이야깃거리] - 01. 개념기반 교육과정과 수업(1)

 

 

개념기반 교육과정과 수업의 필요성에 대해 생각해보았던 지난 글에 이어

오늘은 개념기반 교육과정을 수업에 실천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지,

연구회에서 나눈 이야기들과 나름대로 생각해본 것을 몇 자 적어보도록 하겠다.

 

 

 

수업의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학습 목표'이다. 

책에서는 수행 지표(performance indicator)로 표현하고 있다.

어쨌든 이제껏 학습 목표를 제시할 때 

 

~~을 ....할 수 있다.

 

의 형태를 갖춰왔다.

이 때 ~~에는 사실적 지식, ....에는 '설명할 수 있다' 등의 행동 동사가 와야한다고 배웠다.

이를 사실과 기능으로 구성된 2차원이라 본다면 개념 기반 교육과정과 수업에서 수행 지표는 3차원이여야 한다.

2차원에서 3차원으로 가기 위해 필요한 요소가 바로 개념적 이해이다.

 

***을/를 이해하기 위해 ~~을 ....한다.

 

이 때 ***에는 사실에 의해 뒷받침되며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아이디어, 즉 개념이 들어가야 한다. 

사실적 지식을 알고 기능을 수행함으로써 학생들이 단순한 사실과 기능을 넘어 궁극적으로 이해해야 할 빅 아이디어가 바로 '개념'인 것이다. 이러한 수행 지표에 도달하게 되면 머릿 속에 사실과 기능을 기반으로 한 개념적 공간이 형성될 것이다.

 

 

수업에 개념적 이해라는 요소를 설계하기 위해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것이 개념적 렌즈이다.

 

 

 

개념적 렌즈는 어떤 아이디어나 개념(일반적으로 큰 개념)으로서 학습에 초점을 제시하고 깊이를 더해준다.

『생각하는 교실을 위한 개념기반 교육과정 및 수업』 1장 中

 

 

 

 

개념적 렌즈의 예로는 아래와 같은 것들이 책에 제시되어 있다.

 

갈등, 신념/가치, 상호의존성, 자유, 정체성, 관계, 변화, 관점, 권력, 시스템, 구조/기능, 설계, 영웅, 힘,
복잡성, 역설, 상호작용, 변환, 규칙성, 기원, 혁명, 개혁, 영향, 균형, 혁신, 천재, 유용성, 창의력

 

개념적 렌즈를 수업에 적용하게 되면 학생들에게 사실적 지식을 암기하도록 하기보다는 개념적 이해를 촉진하게 된다.

 

요즘 수업 중인 원소의 주기적 성질 단원에 적용해보자면,

'염화 이온 반지름이 염소 원자 반지름보다 크다.'라는 사실에 '규칙성'이라는 개념적 렌즈를 도입하여

'염소 원자가 염화 이온이 되면서 전자간 반발력이 증가하여 유효 핵전하의 감소로 반지름이 증가한다.'라는 개념을 이해하도록 할 수 있다.

 

아직 개념, 개념적 이해, 개념적 렌즈에 대해 완전히 이해하고 적용하기가 어렵지만,

인터넷에 검색만 하면 알 수 있는 지식을 묻기보다는 인터넷에 찾아도 답을 알 수 없는 질문을 하는 것부터 시작해보았다.

 

교과서에 핵심 역량 키우기 활동으로 원소의 성질에 관한 랩쓰기 활동이 제시되어 있어서

아이들에게 온라인 과제로 원소의 성질에 대해 조사하고 시, 삼행시, 랩 쓰기 활동을 시켜볼 예정이었으나,

이 책을 읽고 개념기반 교육과정을 수업에 조금이나마 적용해보고자

주기율표의 의의에 대해 나름대로 생각해보고 적어보도록 하는 과제를 제시하였다.

이는 규칙성분류라는 개념적 이해를 도울 것이라 생각하였다. 

 

 

 

인터넷에 검색만 하면 알 수 있는 지식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내가 아니라

인터넷에 찾아도 답을 알 수 없는 것들을 묻고 답하며 아이들의 사고가 개념적 수준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개념적 렌즈를 앞에 놓아주는 나를 교실에서 발견하며 교사로서의 의미를 찾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