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영 아나운서가 두번째 책을 출간했다.
그녀의 SNS를 팔로우하고 있는 나로서는
쉽게 그 소식을 알 수 있었고, 선착순으로 받을 수 있는 친필 사인본을 받기 위해 빠르게 주문했다.
책을 받아본 지는 꽤 되었다.
받자마자 프롤로그를 읽었는데, 성큼성큼 읽혀지지 않았다.
그렇게 근 한 달 가까이 이 책은 침대 협탁 서랍 속에 있었다.
그러다가 어제 자려고 누웠는데
피곤하지 않은 것이 아닌, 월요일인데도 쉬이 잠이 들지 않았다.
그래서 이 책을 꺼내 거실로 나갔다.
이 책은 그녀가 책발전소 북클럽을 운영하면서
매달 북클럽 도서로 선정된 책과 함께 보냈던 북레터를 다듬고 엮어 만든 책이다.
읽어 본 책은 이미 아는 내용이라 흥미가 덜했고,
모르는 책은 생소해서 잘 읽혀지지 않았었다.
하지만 어제 밤엔 왜인지 그녀의 문장들이 내 마음을 툭툭 건드리며 책이 술술 읽혔다.
(책의 처음부터 읽기 시작하는 평소와 달리 중간에 읽고 싶은 챕터부터 읽어버렸기 때문일지도?)
p. 64-65
이 책을 읽던 나날은 유독 바빴습니다. 몸과 마음이 분주한 일이 많았습니다. 어떤 날은 초조하고 불안하다가도, 또 다음 날 눈을 뜨면 희망과 환상을 잔뜩 품기도 했지요. 정신없었어요. 돌아보면 어릴 적엔 분명 명쾌하고 단순하며 누구에게든 쉽게 설명할 수 있는 삶을 살았던 것 같은데요. 어른이 되어 갈수록 복잡도가 증가하면서 그로 인해 지치는 순간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느슨하고 단순한 삶보다 바쁘게 움직이며 목표한 것을 하나씩 성취하는 삶을 동경했습니다. 이제는 그것을 이루었지만, 때론 멀어져버린 어떤 편안함을 그리워하는 저를 발견해요.
저는 그럴 때 책을 찾게 되는데, 독서도 일종의 산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잠시 걷다 보면 복잡했던 머리가 어느새 개운해지고, 주변 경치를 바라보며 멍한 채 서서 생각지 못한 방향에서 고민의 답을 찾기도 하죠.
책과도 인연이 있는 모양이다.
책을 읽는 그 때의 내가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어떤 책과 인연을 맺을지가 정해지는 것만 같다.
마침 어제의 내 마음을 톡톡 건드렸던 문장들..
요즘의 나는 정신없이 혹은 하는 것 없이 바쁜 것 같다.
마음이 정돈되지 않고 혼란한 나날들이다. 그래서 덤벙대고 빠뜨리는 것들도 부쩍 많아졌다.
짝꿍이 멍청해졌다고 놀린다... ㅡㅡ
한 해를 마무리하며
내 마음도 함께 잘 마무리해야지.
내년에 해야 할 일들과 하고자 하는 일들을 잘 정리해서
"동경했던 삶"을 영위해 나가야겠다.
부디 덤벙대지 않고, 놓치는 것들이 없기를.
사람도, 나의 일도, 그리고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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