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새해 첫 날이었다.
매년 우리집은 엄마, 아빠, 나 이렇게 셋이
해맞이를 위해 갓바위를 등반한다.
올해는 짝꿍도 함께했다.
분명 작년에도 올랐었는데
2022년에 유독 일이 많아서였는지
아득하게 먼 과거처럼 느껴졌다.
또 부쩍 산을 오르는 게
숨도 차고, 어지럽고
몸도 무거워서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어
지난 등반이 지금보다 훨씬 젊었던 과거처럼 느껴졌다.
"여기서 마지막으로 쉬자"는 말을
세 번 정도 반복하고
정말 숨이 차고 어지러워 앞이 안 보일 때 쯤...
갓바위 정상이 80m 남았다는 푯말이 보였다.
드디어 정상!!!!
산 아래에서 사온 초 두 개에 불을 붙이고 기도를 했다.
엄마는 108배를 하셨다.
올해는 머릿 속 복잡하고 우울한 생각들이 모두 사라져버렸으면 좋겠다는 엄마의 간절한 소망이 꼭 이루어지기를..!
30여 분 기다리자 발간 해 기운이 올라오며 주변이 점차 밝아졌다.
하지만 예정된 일출 시간인 7시 33분이 지나도
안개가 껴서인지 동그란 해는 볼 수 없었다.
발간 해의 기운에다가 두 손을 모으고 소원을 빌었다.
꼭 나의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그리고 나도 꼭 올해는 현명하게 노력할거다.
준비해 온 보온병의 따뜻한 물로
커피믹스와 율무차를 태워먹고 내려가기로 했다. 그런데 내려가는 길목 계단에서
빨간 해가 동그랗게 보이는 것이었다!
아빠는 "해가 여기 떠 있었네!" 하며
카메라에 담으려 했으나 실패, 대신 내가 찰나의 순간을 담았다. :)
나무가지 사이로 절묘하게 담았다!
아빠는 달력에 나올법한 사진 같다고 하셨다. ㅎㅎㅎ
갓바위에 올 때마다 들려 찰떡과 두부를 샀던 식당, '꿀집식당'에 가서
완벽한 새해 첫 끼를 먹었다.
반찬으로 나온 나물들, 비지, 심지어 마시는 따끈한 물까지... 다 너무 맛있었다.
된장찌개와 청국장찌개, 그리고 생채비빔밥에 맛있게 비벼먹었다.
사장님께 엄마가 "음식이 다 너~~~무 맛있어요."라고 하자,
사장님은 시크하게 "산 타고 내려오면 원래 다 맛있어요."라고 하셨다. ㅋㅋ
너무나 행복한 식사를 마치고
찰떡과 도토리묵, 손두부를 포장해 나왔다.
아빠가 모두 쏘셨다!!! ㅎ.ㅎ
집에 와서 따듯한 물에 샤워를 하니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언 산을 오르느라 언 몸이 다 녹아 내렸다.
샤워 후 곧장 잠을 청했다.
단잠을 자고 일어나 포장해 온 찰떡을 먹었다.
꿀잠, 그리고 꿀맛이었다❤️
저녁으로 된장찌개 장인 짝꿍은 된장찌개를 끓였고,
나는 짝꿍의 요청에 따라 제육볶음을 처음 만들어봤다.
짝꿍이 맛을 보더니, 이제부터 나의 역작은 제육볶음이라고 명했다. ㅎㅎㅎ
정말 파는 것 같다고, 너무 맛있다고 해서 나도 기뻤다!
디저트로 사과와 케이크까지 냠냠 먹고
2023년 resolution을 각자 정해보며
올해는 좋은 일들만 생길거라,
Everything's gonna be alright이라 외쳐보며
계획한 것들을 이루고자 다짐한다.
무엇보다도
2023년에는 더욱 더 현명한 내가 되길.
내 소중한 사람에게 상처주지 않는 내가 되길.
그리고 우리 가족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길.
하고자 하는 일 모두 다 잘되길.
Happy new year.
새해 복 많이 받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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