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어릴 때, '아토피'라는 게 우리나라에서 익숙하지 않을 때부터
나는 아토피를 앓아왔다.
대학병원에 갔다가 처방받은 스테로이드 약을 바르고선
크게 부작용을 겪었던 기억으로
양방 치료는 거들떠보지도 않았었다.
대신 중학생 때 아토피가 아주아주 심할 때 2년,
2020년부터 창원의 한의원에서 2년,
2022년에 대구 유명 한의원에서 약 6개월 간 한방 치료를 했다.
중학생 때 효과를 본 이후로 한방 치료를 신뢰하였으나,
어른이 되어서 받은 한방 치료는 초기 1~2개월 한약 복용 후 호전이 있었지만
언제까지 한약을 먹어야 하는지, 치료의 기한이 없어 너무 답답했다.
게다가 음식을 가려먹는 것도 꽤 괴로웠다.
그렇게 23년 2월, 한방 치료 중단을 선언!!! 하고,
3월부터 서울에서 지냈다.
한약을 끓으면 바로 뒤집어질 거라던
한의사 선생님의 말을 보란듯이 부정하고 싶어서
나름 음식도 계속 가려먹으면서 신경을 썼다.
하지만 일과 마음이 바빠지고,
스트레스가 심해지고,
음식에 대한 고삐가 풀리면서...
환부가 조금씩 넓어지더니
가을에 접어들자 피부가 두꺼워지고 갈라져
손에 아토피 환부가 최근 5년간 가장 심해졌다.
경각심을 가지게 되었다.
내년에 복직도 해야하니깐.
서울에 있을 때 서울에 있는 대학병원 치료를 받아보자 싶어서
인터넷 검색을 했다.
아토피 분야에서 많은 연구를 하신 교수님께서 아주대병원에 계셨다.
진료예약은 꽉 차 있었지만
초진 예약 시스템은 일반 예약 시스템과 달라서 1주 전에 예약을 할 수 있었다.
대신 진료 의뢰서가 필요했고, 동네 피부과에 가서 의뢰서를 끊어 갔다.
접수부터 기다림의 연속이었지만
진료까지는 얼마 기다리지 않았다.
드디어 진료실에 들어갔고,
환경적 요인을 조사하기 위해 이것저것 물으셨다.
그리고 과거 한방 치료를 통해 호전 되었는지,
음식을 가려먹어서 호전된 점이 있는지 등을 물으셨다.
대답을 할 때마다 책상 위에 펼쳐져 있던 유인물들이
하나씩 내 손에 쥐어졌다. ^^;;
진료를 마치고 나온 내 손엔 교수님의 연구 자료가 한 가득했다.
듀피젠트 이야기도 하셨고, 알레르기 반응 검사 이야기도 하셨는데
조금 더 생각해보고 다음 진료 때 결정하기로 했다.
오늘은 교수님의 기초 처방으로 각종 영양제와 스테로이드가 포함되지 않은 연고를 받아왔다.
연구실에 와서 차근차근 교수님의 연구 자료를 읽어보았는데,
아토피와 끝을 보려던 기존의 내 생각과는 달리,
아토피는 끝이 없는 질환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건강한 식생활 습관과 운동,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 같다.
오늘 병원을 다녀오며
나는 크고 작은 생활 속 불편함 때문에 검사나 치료를 "선택"할 수 있었지만,
정말 몸이 아파서 치료를 선택할 수 없고 꼭 받아야 하는 사람들의 심정에 이입이 되었다.
그래서 평소에 건강 관리를 잘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
연구도 내가 건강한 다음에야 가능한 것.
따라서 매일 아침이나 저녁, 운동 시간을 꼭 가져야 겠다.
그리고 몸에 나쁜 음식을 싸다는 이유로 먹기보다는
나중에는 그 어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내 몸을 위해
건강한 음식들을 먹도록 해야겠다.
수원까지는 꽤 멀고 오랜시간이 걸렸지만
나에게 일말의 교훈을 준
의미있는 일이었다.
교수님의 처방대로 잘 따라서
한 달 후엔 호전된 모습으로 병원에 다시 갈 수 있으면 좋겠다.
연구도, 건강도 팟팅!!!
'교실 밖 이야기 > day by d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이 샤이니 월드 My SHINee World 관람 후기 (0) | 2023.11.11 |
---|---|
아주대병원 ㄴㄷㅎ교수님 기초치료 1~2일차 (0) | 2023.10.26 |
[내돈내산] 카페 페퍼 cafe pepper 송리단길 글루텐프리 디저트카페 (0) | 2023.02.15 |
230215 억텐(이라도) 끌어올려~!!! (0) | 2023.02.15 |
[내돈내산] 잠실 송리단길 더빛남 The Viet nam 쌀국수집 직접 가봄 (from.풍자의 또간집) (0) | 2023.02.15 |